업무사례
성추행 무고, 무고죄 역고소 성립 사례
허위의 성범죄 고소로 무혐의를 받은 의뢰인이 상대방을 무고죄로 역고소하여, 검찰송치와 벌금 약식기소를 이끌어낸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진행자로부터 강제추행 및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고소를 당하였습니다. 의뢰인은 해당 진행자에게 상당한 금액을 후원하며 석 달 가까이 매일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였으나, 후원을 중단한 이후 돌연 성범죄자로 지목되었습니다.
경찰은 종전의 강제추행·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의뢰인에 대하여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의뢰인은 이를 넘어, 자신을 허위로 고소한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하였고, 이 사건이 그 역고소의 경과입니다.
Ⅱ. 사건 쟁점
핵심 쟁점은 무고죄의 성립이었습니다. 무고죄는 성립 요건이 까다롭고 입증의 벽이 높아, 무혐의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 성립합니다(형법 제156조).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러나 무고로 수사가 개시되더라도 검찰에 송치되는 비율은 통계상 약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수사 단계에서 혐의없음이나 각하로 종결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고가 인정되려면 ① 신고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일 것, ② 신고자가 그 신고가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 ③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고의로 신고하였을 것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특히 고소인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일부러 신고하였다는 고의를 객관적 증거로 증명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관문이었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의뢰인은 이미 무고죄 검찰송치라는 결과를 받아낸 상태였고, 검찰은 상대방을 벌금 500만 원에 약식기소하였습니다. 그러나 변호인은 이 사안이 약식으로 마무리될 사건이 아니라 정식재판을 통해 책임의 무게가 다투어져야 한다고 보아,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판절차 회부를 요청하였습니다.
1) 법원의 직권에 의한 공판절차 회부 요청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검사와 피고인에게만 주어지고(형사소송법 제453조), 허위 고소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그 권리가 없습니다. 변호인은 약식명령으로 처리함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이 사건을 공판절차에 회부하도록 정한 형사소송법 제450조를 근거로, 재판부가 직권으로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하도록 설득하는 의견서를 작성하였습니다.
2) 수개의 허위사실 적시와 가중 사정
피고인은 단순한 과장을 넘어, 의뢰인이 강제로 추행하였고 의사에 반하여 신체를 촬영하였다는 취지로 강제추행과 성폭력처벌법 위반이라는 두 개의 성범죄에 관한 구체적 허위사실을 만들어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무고범죄 양형기준은 하나의 신고로 여러 형사처분의 빌미를 만든 경우를 수개의 허위사실 적시로 보아 가중요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의뢰인은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자격이 박탈되어 직업을 잃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그 피해의 중대성을 함께 밝혔습니다.
3) 신고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객관적 증거
변호인은 신고 내용이 허위임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의견서에 항목별로 제시하였습니다. 사건 이전부터 상대방이 먼저 자신의 신체 사진과 영상을 보내온 점, 촬영 당일 동의 취지의 대화가 영상에 녹음되어 있던 점, 촬영 직후 의뢰인이 영상을 함께 확인시킨 점, 만남 이후 상대방이 우호적인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고 추가적인 만남을 약속한 점 등이 그것입니다. 이는 경찰이 종전 사건에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린 근거이기도 하였습니다.
4) 사과와 피해회복 조치의 부재
피고인은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고도 의뢰인에게 진지한 사과나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은 범행의 결과가 중대함에도 반성의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역시 약식으로 가볍게 종결할 사안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정으로 의견서에 분명히 적었습니다.
Ⅳ. 결과
무고로 수사가 개시되어도 검찰 송치율이 약 10%에 불과한 현실에서, 의뢰인은 그 좁은 문을 통과하여 상대방을 검찰송치까지 이끌었고, 끝내 상대방에 대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 청구에 이르렀습니다. 허위 고소를 한 사람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작지 않은 결과입니다.
변호인은 그 처분에 그치지 않고 앞서의 의견서를 통해 공판절차 회부를 요청하였으며, 현재는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검찰송치가 가능하였던 핵심은, 원래의 성범죄 혐의를 방어하는 단계에서부터 역고소까지 내다보고 진술의 방향과 증거를 설계해 두었다는 점에 있습니다.